@ 고전읽기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 = 대구대

[인터뷰] 쉴 새 없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사람들의 삶은 편리하고 안락해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 한 편에는 물질문명이 주는 편리함과 안락함만으로 채울 수 없는 무엇이 있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갈증. 사회가 발전해 갈수록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에 고민과 번뇌는 깊어간다. 사람들이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오히려 ‘인문학’을 찾는 이유다.

인문학 열풍인 시대라고 하지만, 대학에서 인문학은 되레 자리를 잃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으로 인문학을 선택하는데 망설인다. 대학 밖에서 펼쳐지는 인문학 열풍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다들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쓰임새에 대해 고민한다. 학생들은 인문학을 알면 좋겠지만 당장 취업 준비하기 바쁜데 그것까지 공부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위로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시간과 여유가 많았던 적이 있었는가. 내 삶을 바꿔야 하는 시점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그래서 지금 시작해야 한다. 인문학은 그 변화가 가능하게끔 하는 ‘마중물’과도 같다.

대구대학교에는 ‘창의융복합전공 제도’가 있다. 기존 단과대학이나 학과, 소속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모아 만든 융·복합전공 교육과정이다. 자신의 원래 전공과는 별도로 창의융복합전공 관련 과목 36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복수전공으로 인정된다. 21학점을 들으면 부전공으로 선택 가능하다. 대구대학교에는 이러한 창의융복합전공이 16개가 있다. 그중 하나가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이다.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전공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 이 전공에서는 무엇을 배우는 걸까? 한 마디로 말해, 지금의 내 삶을 바꾸기 위해 인문학을 배우고 내 삶에 적용시켜보는 공부라고나 할까.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머리에 맴돈다.

‘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고향 모험담을 그린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다. 이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이 책을 읽어보거나 읽어볼 생각을 한 적은 많지 않다. 그냥 교과서에 나오니깐 시험을 대비해 주구장창 외웠던 기억은 있다. 우리가 고전을 접하는 방식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읽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는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꺼리게 된다.

하지만, ‘한번 읽어보자’ 마음먹고 달려들었을 때 그 속에 감춰진 보물은 상상 이상의 변화를 가져온다.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분과의 기초 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인류의 지혜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공부했을 때 얻어지는 마음 속 보물은 평생의 삶을 바꿀지도 모른다. 그리고 ‘청춘들의 도전’이라 하면 왠지 밖에서 땀 흘리며 고생해야 한다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정작 도전이 필요한 것은 마음 속 보물을 찾는 이러한 여정이 아닐까.

이러한 쉽지 않은 도전 속에서 ‘나침판’ 역할을 하는 교수님들은 학생 중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가 완주하는 기쁨을 함께 누리게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학생들은 “학교에 가서 수업 참여하기가 참 재미있다”는 낯설고도 뿌듯한 감정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 전용숙 교수 인터뷰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전용숙 교수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은 인문학을 기반으로 자연과학, 사회과학, 교육학 등의 융복합 분야까지 아우르며 기초학업 강화부터 시작해서 자기주도적 학습까지도 가능하도록 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전공에서는 안현효 교수님, 김혜나 교수님, 조혜경 교수님, 변상출 교수님, 김현숙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전공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세계에 대한 성찰 능력을 기르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높이면서,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수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고 36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문학사(인문융합전공, Bachelor of Convergence Arts)’ 학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21학점 이상을 이수하게 되면 부전공으로 인정됩니다.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은 어떤 학생들이 함께 하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부족한 점을 점검 보완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 DU인, 자신감과 정체성을 찾아다니는 과정 중에 있는 DU인, 잠재성과 가능성을 아직 계발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DU인에게 추천합니다.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코스를 밟으면 이전에는 마음에 담아본 적이 없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될 텐데요, 이는 여러분의 생활에 활력이 될 것입니다.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을 선택하면 어떤 수업을 듣게 되나요?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은 학생들이 Chance(기회), Chellenge(도전), Confidence(자신감)의 3C 영역에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공입니다.


⓵ 먼저 ‘DU오디세이 수학’, ‘DU오디세이 물리’, ‘DU오디세이 배움’, ‘DU오디세이 인문’ 수업으로 학문의 기초를 다지고 기초실력을 향상합니다.
⓶ ‘클라시카 관련 교과목’,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수업을 통해 고전읽기에 도전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춥니다.
⓷ 인문, 사회, 자연과학 관련 다양한 융복합 교과목들을 수강하여 현대사회를 다양한 관점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문제해결역량을 강화합니다.
⓸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내용을 설계하는 ‘오디세이 프로젝트 1, 2, 3’ 교과목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함양합니다.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수업들은 대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수업은 ‘즐거운 질문’과 ‘다양한 답변’을 중심으로 쟁점을 논의하면서 진행되는데 매우 편안한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법이 수업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방식은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키고 상호간 학습 친목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각 개인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공통 이슈에 대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교과목들은 실생활에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예컨대 ‘DU오디세이 수학’의 경우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어려움을 떨치기 위해 경직된 문제풀이 방식에서 벗어나 실생활에 관련된 주제를 수학으로 풀어보게 함으로써 수학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증진시킵니다.

▶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 수업에서 어떤 것을 배우게 되나요?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은 학기 중에 개설하는 정규수업과 방학 중에 개설하는 특별학기 수업이 있습니다. 특별학기 수업은 2017년 겨울부터 방학 기간 동안 ‘DU오디세이’ 라는 과목명으로 개설되고 있는데,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에 관심이 있다면 참여하기를 권장합니다.


교과목의 개괄적 소개는 융합전공 홈페이지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하나라도 조금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별학기(집중형)의 ‘DU 오디세이 인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수업은 자신의 사고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텍스트를 통해 글쓰기의 기초를 연습하는 교과목입니다.

먼저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1853)를 읽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필경사 바틀비’는 고전치고는 아주 얇은 편입니다. 그러나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필사 외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만 대답하는 주인공 바틀비는 현재 우리가 학교, 직장 등의 공동체에서 겪는 일들과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행동은 어디까지가 소신이고 어디부터를 집착이라 할 수 있을지?’,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무엇이며 비정상은 과연 비정상으로 단순하게 규정내릴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토론에 학생들은 몰입합니다.


학생들은 상당히 열정적이었습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물론 이공계 학생들도 “경험하지 않은 방식이라 걱정됐는데 막상 수업을 해보니 새로웠으며 흥미롭고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 말씀?


오디세이미래인재전공은 아직 가능성을 계발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DU인에게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의 잠재된 역량을 계발하여 여러분이 미래 비전을 수립하는데 힘이 되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DU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웹플러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